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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기(雨岐)의 일곱번째 미술작품
[흐름의 기억]

그림 「 흐름의 기억」를 바라보며
-우기(雨岐)-
어제의 하늘은
이미 지나갔는데,
그 흐름은
아직 여기 남아 있었다.
구름은
제 모습을 오래 붙들지 못하고,
바람 또한
머물 줄을 몰랐다.
그러나 떠난 것들이
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.
하늘을 건너던 빛 하나가
마음에 스며들고,
흘러가던 구름의 결 하나가
기억의 안쪽에 조용히 눕는다.
나는 이 그림 앞에서
흐른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한다.
모든 것은
지나가기 위해 오는 것 같지만,
어떤 것들은
지나간 뒤에야 비로소 남는다.
푸른 빛은
멀어지는 하늘의 숨결 같고,
흰 흐름들은
구름이 남기고 간 길 같다.
서로 스치고 흩어지면서도
끝내 하나의 풍경을 이루고 있었다.
마음도 그렇다.
잡으려 할 때는
손에 남지 않던 순간들이,
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는
가장 선명한 기억이 되어 돌아온다.
그래서 우리는
흘러가는 것을 슬퍼하면서도,
그 흐름 덕분에
오늘의 우리가 된다는 것을 안다.
어쩌면 기억은
붙잡아 두는 일이 아니라,
흘러간 것들이
다른 모습으로 다시 살아나는 일인지도 모른다.
어제 바라본 하늘은
오늘 여기 없지만,
그 하늘이 지나간 자리는
이렇게 한 장의 흐름이 되어
아직도
내 마음 안에서 천천히 흘러가고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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