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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기(雨岐)의 두번째 미술작품
[혼돈의 강]

그림 「혼돈의 강」을 바라보며
-우기(雨岐)-
모든 것은
한가운데로 흘러들고 있었다.
빛과 어둠,
남겨진 마음들과
끝내 말하지 못한 시간들까지.
세상은 늘
질서로 이루어진 줄 알았는데,
가만히 들여다보면
삶은 오히려
흩어지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다.
검은 물결은
삼키듯 지나가고,
푸른 숨결들은
무너지지 않으려
안쪽에서 서로를 붙잡고 있었다.
나는 이 그림 앞에서
사람의 마음을 본다.
멀쩡해 보이는 얼굴 아래
얼마나 많은 강들이
뒤엉켜 흐르고 있는지를.
어떤 날은
하나의 슬픔이 강이 되고,
어떤 밤은
지나간 기억 하나가
온 마음의 물길을 바꾸어 놓는다.
그래서 우리는
자주 자기 자신에게조차
길을 잃는다.
하지만 이상하게도
완전히 부서지지는 않는다.
혼돈은
끝장이 아니라,
새로운 흐름이 태어나기 전
잠시 모든 방향이 흔들리는 순간이라는 걸
강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.
흩어지고 부딪히면서도
끝내
어딘가를 향해 흐르는 것.
어쩌면 살아간다는 것은
자기 안의 혼돈을 지우는 일이 아니라,
그 물살과 함께
조용히 건너가는 일인지도 모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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